[건빵레터 #91] 7년의 기다림, 미프진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돌아온 건빵레터입니다~ 오늘은 좀 무거운 소식을 다
뤄보려고 하는데요. 바로 이번 달 9월 16일 도입이 결정된 임신중지약물 ‘미프진’입니다. 그
럼 미프진은 무엇인지와 도입이 결정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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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일 정부는 미프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도입 시기는 내년 1분기가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럼 미프진은 대체 무엇일까요? 미프진은 태아를 가진 여성이 임신
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경구용 약물입니다. 미프진은 2개의 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임신을 유지시키는 호르몬을 차단하는 약을 먼저 먹고, 24~48시간 뒤에 자궁 수축을 유도해
임신을 중지하는 약을 복용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7일에서 14일 뒤에 병원을 찾아 결과를
확인해야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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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프진과 같은 임신중지약물은 그리 생소한 약이 아닙니다. 이미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경구용 임신중지약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임신중지약물을 핵심 필수 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번에 미프진 도입
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난관을 거쳐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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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7년 전인 2019년 4월 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형법상 낙태죄 중 일부 조항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습니다. 동시에 국회에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관
련 법령을 개정할 것을 주문했죠. 그러나 국회에서는 정해진 기간 내에 관련 법안을 개정하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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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법 제269조와 제270조는 헌재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
오며 2021년 1월 1일이 자동으로 효력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현행 모자보건법 제14조는
임신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여전히 수술만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임신 중지가 가능한 경우도
신체·정신적 질환이 있거나 임산부의 건강을 심하게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으로 제한하
고 있죠. 국회에서 관련 법안 입법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해당 법안은 수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로 인해 낙태죄가 폐지되었음에도 음지에서 불법적인 경로로 임신
중지약물을 구해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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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를 임신 중지가 가능한 시기로 볼 것인지도 제대로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정부는 임신 9주 이내 여성에게만 처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
성 단체는 처방 가능 주차를 9주에서 12주나 15주로 더욱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
다. 종교계에서는 태아의 생명권을 들어 미프진 도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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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정부는 약사가 임신중지약물을 조제할
경우 현행 형법상 처벌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따라 도입 후 2년 동안은 의사가 직접 조
제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의료계는 의료진이 법적 부담을 모두 짊어져야 한다
며 난색을 보이고 있고, 여성계 역시 여성들이 약물을 구할 수 있는 문턱이 높아진다며 반
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 개정이 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의료
진의 진료 거부권을 인정해야 하는지, 미성년자에 보호자 동의를 요구해야 하는지도 쟁점으
로 남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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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지가 범죄가 아니라는 판결을 받은 지 장장 7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국
회에서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되었지만 상임위 문턱을 넘는 데는 번번이 실
패했습니다. 이해당사자 간의 의견 대립과 정치 논리에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죠. 그리고2026년 지금, 정부에서 미프진 도입을 결정하면서 드디어 본격적으로 논의할 공론장이 형성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폐지를 주문한 이상 법 개정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습
니다. 여성의 권리와 태아의 생명 모두 존중되어야 합니다. 약물을 처방하는 의료진도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하고요. 이번이야말로 여성과 의료진이 양지에서 안전하게 임신을 중지할 수
있도록 본격적인 공론화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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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이미령, “낙태죄 헌법불합치에도 7년 ‘질질’…법 개정은 언제 되려나”, 연합뉴스, 2026.06.16 -황예림·정인지,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 내년 1분기 국내 도입…”임신 9주 이내 허용””, 머니투데이, 2026.09.16 -왕해나·심희진, “’먹는 임신중지약’ 내년 1분기 도입…임신 9주 이내로 제한”, 매일경제, 2026.09.17 -헌법재판소, “형법 제269조 제1항 등 위헌소원”, 2017헌바127 결정, 2019.04.11 선고, https://www.law.go.kr/detcInfoP.do?mode=1&detcSeq=1507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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