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나고야 아시안게임, 스포츠 정신은 어디로 갔을까?
편집위원 정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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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9월 19일 개막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10월 4일 막을 내렸어요. 선수들은 치열한 경쟁 끝에 값진 성과를 거뒀어요. 하지만 이번 대회는 선수들의 활약만큼이나 크고 작은 운영 논란으로도 주목받았죠. 경기장 정비 문제부터 국가 연주와 국기 게양 사고, 숙소와 식사, 이동 문제까지 크고 작은 문제가 잇따라 발생했거든요. 수년간 대회를 준비해 온 선수들이 정작 경기 외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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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요? 메달을 향한 경쟁도 중요하지만, 모든 선수가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거예요. 그렇다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러한 기본이 얼마나 지켜졌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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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조직위원회는 비용과 새 시설 건설에 따른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경기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어요.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것은 비용과 환경 측면에서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기존 시설이 국제대회를 치르기에 적합한 상태인지 철저히 점검해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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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개막을 앞두고 현지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야구장 정비와 훈련 일정에 차질이 생겼어요. 한국 야구 대표팀은 경기장 배정과 훈련 가능 여부를 명확히 안내받지 못해 별도의 훈련 장소를 확보해야 했고요. 경기장 상태는 선수들의 움직임과 경기력, 부상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훈련 장소가 제때 확보되지 않으면 준비 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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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날씨까지 통제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체 시설과 일정을 신속하게 마련하는 것은 주최 측의 역할이에요. 선수들이 경기장과 훈련 장소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공정한 경쟁을 위한 준비가 충분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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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흘러나왔고, 금메달 시상식엔 태극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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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특히 큰 논란을 불러온 것은 국가 의전 사고였어요. 9월 18일 남자 하키 한국과 방글라데시의 경기에서는 애국가가 연주돼야 할 순간에 북한 국가가 흘러나왔어요. 진행자는 뒤늦게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고, 이후 애국가가 다시 연주됐어요. 대한체육회가 공식적으로 항의하자 조직위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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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회 막바지에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했어요. 10월 3일 남자 축구 결승에서 한국은 일본을 1대 0으로 꺾고 아시안게임 4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죠. 하지만 금메달 시상식에서는 다른 나라의 국기가 올라가는 동안 태극기만 제자리에 멈춰 있었고,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어요. 조직위는 이후 국기 게양 로프의 매듭이 도르래에 걸렸으며, 사전 점검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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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3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고 있다. 뉴스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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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연주와 국기 게양은 단순한 행사 절차가 아니에요. 국가를 대표해 출전한 선수들의 노력과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순간이기도 하죠. 이러한 사고가 의도적인 무시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실수였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어요. 특히 비슷한 성격의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사전 점검과 현장 대응 체계가 충분했는지 의문이 남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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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기장 밖에서도 이어졌어요. 이번 대회에서는 별도의 선수촌을 건설하지 않고 크루즈선과 컨테이너형 임시 숙소, 시내 호텔 등에 선수단을 나누어 수용했어요. 그런데 숙소 배정 오류와 입실 지연, 객실 부족 문제가 발생했고, 식사가 부실하다는 비판도 이어졌죠. 조직위는 일부 숙박 문제가 선수단의 서류 미비와 예상보다 많은 참가 인원 때문에 발생했다고 해명했고, 논란이 된 음식 일부는 공식적으로 제공한 식사가 아니라고 반박했어요. 하지만 여러 나라의 선수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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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나고야항에 만들어진 컨테이너 숙소 단지 (나고야=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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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문제도 반복됐어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버스 기사가 목적지를 잘못 찾아 경기장에 늦게 도착했고, 남자 농구 대표팀은 일본과의 결승전 당일 셔틀버스가 오지 않아 예정된 훈련을 하지 못했어요. 남자 배구 대표팀 역시 버스 배정 오류로 훈련이 취소됐는데,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 선수단도 함께 불편을 겪었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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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충분한 식사와 휴식, 안정적인 이동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경기력을 유지하고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에요. 경기 규칙이 같다고 해서 공정한 경쟁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죠. 선수들이 경기 전에 충분히 쉬고, 먹고, 훈련할 수 있는 환경도 뒷받침되어야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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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발생한 사고들은 서로 다른 영역에 걸쳐 있지만, 공통적으로 하나의 질문을 남겨요. 선수들의 안전과 권리, 공정한 경기 환경이 충분히 고려됐느냐는 거죠. 모든 사고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인 문제가 반복됐다면 그저 실수로 치부해서는 안 돼요. 그렇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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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대회 준비 과정의 점검과 책임 체계를 강화해야 해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이미 대회 준비 상황을 감독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여러 문제가 발생했어요. 앞으로는 점검 결과와 개선 여부를 참가국에 공개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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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국가 의전과 시상 절차를 철저히 점검해야 해요. 국가 음원과 국기 정보를 참가국과 함께 확인하고, 시상 장비도 사전에 점검하는 거예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즉시 대응하고 원인을 공개하는 절차도 필요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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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선수들의 기본적인 생활환경을 보장해야 해요. 숙박과 식사, 교통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선수들이 불편을 바로 신고할 수 있는 창구를 운영해야 해요. 외부 업체에 운영을 맡기더라도 최종적인 관리 책임은 조직위가 져야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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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은 단순히 메달을 몇 개 획득하는지 겨루는 대회가 아니에요. 서로 다른 나라의 선수들이 같은 무대에서 경쟁하고, 그 노력과 성과를 존중하는 자리이기도 하죠. 스포츠 정신은 선수들의 페어플레이에만 머물러서는 안 돼요. 선수들이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는 것 역시 스포츠 정신을 실천하는 방법일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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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흘린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경기장 밖의 문제로 가려지지 않도록, 이제는 대회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의 책임을 돌아봐야 할 때예요. 다음 아시안게임에서는 운영 사고가 아닌 선수들의 열정과 도전이 더 오래 기억되기를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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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김경윤, “[아시안게임] 야구는 자체 훈련장, 배구는 호텔 헬스장…훈련 환경도 최악”, 연합뉴스, 2026.09.19. -이종서, “Floods Cancel Ryu Ji-hyun-led Team’s Asian Games Training”, 스포츠조선, 2026.09.18. -김수영, “한국 경기에 웬 북한 국가…체육회, 조직위에 항의 [2026 아시안게임]”, 한국경제, 2026.09.18. -유다연, “[2026 AG] 조직위원회 ‘숙소·식사 부실 논란, 위탁업체와 협력’…책임 회피”, 뉴스핌, 2026.09.22. -민성기, “또 수송 문제로 훈련 취소…조직위 ‘사과’[나고야AG]”, 헤럴드경제, 2026.09.29. -박수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日AG 조직위, 태극기 미게양 및 버스 노쇼 사태 관련 대한체육회에 공식 사과”, 머니투데이, 2026.10.08. -이정환, “‘진심으로 사과’…3만석에 ‘4분의 1’만 찼다, 숙박·교통도 파행[AG]”, 뉴스1,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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