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아침입니다. 건빵레터 구독자 분들께서는 오늘을 어떻게 보내실지 궁금합니다. 돌아온 휴일을 맞이하여 이번 건빵레터에서는 전시를 하나 추천하려 합니다. <어서오세요, 땅의 도시 서울에.> 레터를 따라 '땅의 도시 서울'의 한 귀퉁이에서 쉼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안국역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방향으로 걷다 보면 중간에 넓은 잔디밭이 나옵니다. 그 가운데에 우뚝 솟아있는 구조물이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은 높았고 매달린 천은 아직 후덥지근한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건축가 조병수의 작품 「하늘소Sky Pavilion」입니다.
이번 건빵레터에서는 9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열린송현녹지광장(이하 송현광장)’에서 진행 중인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위에서 언급했던 조병수 건축가가 총감독을 맡았습니다. 송현광장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땅의 도시Land architecture, 땅의 건축Land urbanism’을 통해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땅’과 ‘공존’, ‘조화’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는 서울의 본질을 ‘땅의 도시’로 이야기하며 100년 후의 서울을 제안해 봅니다. 동시에 어떻게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건축물을 지을 수 있을 것이지, 그 방도를 모색합니다. 총감독 조병수는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라는 부제를 붙일 만큼 땅의 지형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경험을 언급하며 물질적, 신체적 관계를 말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생태*를 탐구하여 땅에 스며드는 관계 등을 보여줍니다.
* 땅의 도시 땅의 건축Land architecture Land urbanism 도록에서는 ‘생태길’이라고 표현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총 세 곳에서 진행됩니다. 한 장소는 야외에서, 나머지 두 곳은 실내에서 진행 중입니다. 첫 번째 장소는 야외 전시가 한창인 송형광장입니다. 두 번째 장소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입니다. 매주 월요일 휴관이니 방문 시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장소는 서울시청 시민청이며, 매주 일요일이 휴관일입니다. 볼 것이 굉장이 많은 전시이니 넉넉하게 하루나 이틀 정도 일정을 나눠서 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시간이 없다면 송현광장만큼은 꼭 가보는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전시인 만큼 파빌리온*의 규모가 크고, 매체 또한 다양합니다. 하늘소뿐만 아니라 땅의 둔덕과 그 가운데에 연못을 만든 「땅 소Earth Pavilion」, 그룹 드로잉을 통해 도시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체험형 프로젝트 「서울 드로잉 테이블Seoul Drawing Table」 등 다채롭고 생각의 환기가 될 만한 작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박람회나 전시장에서 특별한 목적을 위해 임시로 만든 건물
9월만 해도 더웠던 날씨가 어느덧 풀렸고, 하늘은 더없이 높습니다. 겨울을 맞이하기 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에 방문해 보세요. 그리고 땅의 도시인 서울을 즐기고, 몸소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