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그럼 우리 대학생들 어떡하라고?
밥도 못 먹고 술도 못 먹고
편집위원 염정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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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레터 구독자 여러분, 요새 식사는 잘 하고 계신가요? 자주 가던 식당의 메뉴판을 보고 가격에 놀라는 경험을 하시진 않았나요? 친근한 음식인 자장면부터 술까지 물가 상승을 체감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친근한 접근으로 물가 상승 현황을 보여주는 이번 건빵레터 <그럼 우리 대학생들 어떡하라고? 밥도 못 먹고 술도 못 먹고>,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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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너무 힘드네요”
사학과 23학번 A씨가 물가 상승이 체감되냐는 질문에 한숨과 함께 내놓은 대답이다. 그는 “평소 자주 가던 중국집에서도 자장면값이 1,000원 올랐고 술값도 1,000~2,000원 오를 것이라고 예상되어 밖에서 돈 쓰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주당으로 학과에 소문이 난 A씨는 술값이 부담되어 좋아하는 술 한잔하기가 주저되는 상황이라고 고개를 떨구며 이야기했다. 현재 대부분 대학생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 역시 한 끼 10,000원이 넘는 식당을 이용하기 부담되어 저렴한 식당을 찾아보며 이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렇다면 현재 물가가 어느 정도 상승했길래 이렇게 대학생들이 힘들어하는 걸까? 우선 물가 상승 현황부터 차근차근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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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대한민국의 대학생이라면 피하기 힘든 술의 경우, 하이트 진로는 9일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출고가를 80원 인상했다. 그동안 소주 출고가가 상승하면 식당에서는 인건비 등을 명목으로 병당 1,000~2,000원씩 올리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이번 인상으로 인해 식당의 술값이 6,000~7,000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는 ‘소맥’의 경우에는 술값이 무려 한 번에 12,000~14,000원이 들게 된다. 여기에 안주까지 필수로 시키게 되니 대학생들의 통장은 일명 ‘텅장’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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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 양보해서 몸에도 안 좋은 술에 돈 안 쓰면 그만이라고 쳐도, 살아가기 위해 꼭 먹어야 하는 밥 역시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앞서 A씨가 가격이 올랐다고 한탄했던 자장면값은 올해 1월 6,569원에서 현재 약 7,000원으로 500원 정도 값이 올랐다. 바쁜 대학 생활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 위해 자주 먹는 김밥의 경우에도 1월 3,100원 대비 154원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외식 품목 8개 중 김밥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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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비뿐만 아니라 대학생의 발이 되는 대중교통 가격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지하철 요금은 수도권 기준으로 일반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상승하였고 버스비, 택시비도 지하철 요금과 동반 상승하였다. 통학하거나 약속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서 반드시 사용하는 대중교통이 돈이 부족한 대학생들을 외면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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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필수 분야에서 상승한 물가는 전방위에서 대학생들을 압박하고 있다. 물가가 상승하는 이유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필자는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이유는 말로는 민생을 외치지만 막상 민생은 뒷전인 정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산주의 반국가세력’이라는 발언과 함께 국방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시도를 보면, 정부는 이념 전쟁에 몰두하며 민생을 챙기지 않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은 현재 자주 순방을 떠나는 상황인데, 그 횟수는 한 달에 한 번꼴이다. 그만큼 국내를 비워두는 기간이 훨씬 많아졌으며, 전임 정부들에 비해 순방 집행액으로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경제와 민생이 심각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치를 소홀히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의 부정 평가 이유 1위는 ‘경제⦁민생⦁물가 관리 미흡’이 22%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월 14~16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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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물가 관리를 위해 내놓은 방안 역시 그 실효성이 지적받고 있다. 물가 상승의 원인 중 하나인 기업의 슈링크플레이션*에 정부가 제동을 걸면 단기적으로는 물가 상승을 막을 수 있겠지만, 정부가 기업의 슈링크플레이션을 제재한 법적 근거가 미흡하고 금리 조절 없이 식품 업계에만 제재를 가하는 것은 추후 한꺼번에 가격이 상승할 위험이 존재하므로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없다.
*가격은 그대로 두고 크기나 중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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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현재 정부는 물가 상승을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돈을 아끼고 아낀다고 해도 정식 직장이 아닌, 아르바이트 위주로 돈을 버는 대학생들에게는 아낄 돈이 애초에 별로 없기 마련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념 전쟁, 잦은 순방, 야당과의 기 싸움에서 벗어나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정쟁에 시간을 쓰지 말고 현장 물가 점검에 최대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의 미래를 지탱할 대학생들에게 참혹한 미래를 선사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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