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3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를 앞두고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학부 등록금 인상 규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자료: 연합뉴스)
현실적으로 등록금 인상은 필요합니다. 문제는 등록금과 재정의 문제를 단순한 흑·적자 논리로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등록금 인상 이전에 우리나라 대학에 투입되는 공교육비 정도는 적정한지, 기존 재정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의사결정이 제대로 된 공론과 절차에 기반하여 이뤄지고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대학 졸업장이 흔해진 오늘날, 학생들은 지불하는 등록금 그 이상의 효용을 바랍니다. 등록금 인상은 더 좋은 교육으로 이어져야만 합니다. 그러나 학교 재정 운영에 대한 정보는 학생 다수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으며, 등록금이 어떤 부문에 더 투자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공론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대학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데 있습니다. 등록금 인상이건, 대학 구조조정이건, 결국 학교 공동체가 함께 고민하며 주체적으로 대안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주체적인 고민과 소통이 전개되어야만 ‘적정한 인상’이라는 정답지 없는 해법을 합의하고 학교의 자율성과 경쟁력을 두루 제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대학이 못 미덥다면 사회가 힘을 모아 변화시켜야 한다. 대학을 변화시키는 추진력은 결국 좋은 교육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에서 시작한다. 대학을 단지 졸업장에 찍힌 학교명으로 청년들을 선별하는 수단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귀중한 20대 초반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대학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만큼 더 많은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좋은 대학 교육에는 비용이 따른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는 변화를 이끌기가 불가능할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_ 건국대 경제학과 김진영 교수
(“대학 재정지원 확대, 청년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동아일보, 2021.09.15.)
<참고>
박종환, “전국 124개 대학 등록금 인상... 53개교, 5% 이상 올려”, 노컷뉴스, 2025.02.11.
박호빈·고태영, “신임 총장과 4년간 함께할 건대”, 건대신문, 2024.10.16.
연합뉴스, “[연합시론]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 여전히 OECD 평균도 안 된다”, 연합뉴스, 2024.09.10.
김일곤, “대학이 많아 학생이 없다? 사실이 아닙니다”, 오마이뉴스, 2020.08.11.
백서영·최준석, “건국의 봄”, 『건대』 127호, 2024 가을.
김송이, “등록금 인상으로 ‘국장’ 못 받는데…개강 앞둔 대학들 “대책은 아직””, 한겨레, 2025.02.20.
김진영, “대학 재정지원 확대, 청년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동아일보,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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