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다 씨는 15년 전 대학원 석사 과정 유학을 오면서 한국에 정착했다. 그녀는 러시아가 전쟁을 개시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얘기했다. 본인은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은 편이었지만 이번 전쟁을 계기로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Q. 우크라이나에 있는 가족 친지분의 사정은 어떤가요?
: 가족 친척 모두 키이우 국제공항 근처에 사는데 별문제는 없다. 다른 지역보다는 안전해서 다행이다. 부차에 사는 친구도 있는데 그 친구는 재산상 손해만 입고 폴란드로 나갔다. 정말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래도 우리는 다행이라 생각한다. 얼마나 전쟁이 고통스러운지는 겪어봐야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Q: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우크라이나 제재에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의 현실도 있기에 부분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이해한다. 또 한국 사람들 중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사람들을 다 같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정보들을 확인하고 함께 수정하면 좋을 것 같다.
Q: 앞으로 우크라이나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나?
: 우크라이나는 한국과 비슷한 나라다. 우리는 평화롭고 자유를 사랑한다. 지금 우크라이나에는 문제밖에 없다. 이것도 해결해야 하고 저것도 해결해야 할 게 천지다. 그런데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는 하나로 뭉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독립 직후에 이랬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렇게 연대하는 마음이 우크라이나 재건으로 이어질 거라 생각한다.
류다 씨와 인터뷰를 마치고 주변 시민들과의 인터뷰를 모색했다. 쉽지 않았다. 한국어나 영어가 서툰 우크라이나 시민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어느 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 우크라이나 친선회(한우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등학생이었다. 이렇게 평화 집회에는 우크라이나 시민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심 많은 한국인들도 함께했다.
Q: 어떤 동기로 한우회 활동을 하게 되셨나요?
: 평소 국제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남의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라는 행성에 함께 사는 사람으로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어떻게 하면 우크라이나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을까요?
: 전쟁에 관한 소식을 알고 싶은 분들은 인스타그램 ‘우크라이나 뉴스 ’ 채널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또 주변 지인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일요일 집회 관련 소식을 공유하고, 우크라이나 대사관 후원계좌로 만 원이라도 후원해 주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다음 인터뷰에 응해준 니콜라이 씨는 거리 행진을 할 때 우렁차게 구호를 선창하던 시민이었다. 그는 앞서 인터뷰한 류다 씨처럼 대학원 유학을 왔다가 한국에 정착했다.
Q. 혹시 집회에서 리더로서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 집회는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모여서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 집회에 리더 같은 직위 체계는 없다. 모두가 같은 포지션에서 협력하며 평화롭게 집회를 하고 있다.
Q. 혹시 우크라이나에 있는 가족이나 친지 분 사정은 어떤가요?
: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키이우에 있다. 키이우가 위험했을 때 폴란드로 갔다가 현재는 키이우로 돌아왔다. 러시아군이 키이우에서 철수했지만 언제 다시 반격할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다. 러시아군이 다시 키이우를 점령하지 않게끔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Q.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해 우리나라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민주주의 국가들이 한편이 되어 우크라이나를 도와줬으면 좋겠다. 인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대 러시아 경제제재가 필요하다. 현재 러시아는 자국민에 대한 생각 없이 모든 비용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사람들을 죽이는데 쓰고 있다. 이를 막아야 한다.
Q. 현재 우크라이나 시민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떤가요?
이전에도 크림반도 등 러시아와 갈등이나 정치적 문제 있었지만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내부에는 러시아 편이 거의 안 남았다. 어떻게 보면 이 전쟁이야말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통합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