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 숏폼, 당신의 뇌는 안전한가요?
편집위원 황석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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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번 주에 이어 돌아온 건빵레터입니다! 개강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왔네요. 오늘은 힘든 시험기간, 여러분에게 익숙한 주제를 들고 왔어요. 바로, 숏폼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최근에 카카오톡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죠. 저는 업데이트 소식을 늦게 접했는데요. 개편된 카카오톡을 보고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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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는 그중에서 숏폼이 가장 어색하고, 불편했습니다. 카카오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오픈채팅탭에 숏폼을 추가했습니다. 이제 오픈채팅방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숏폼을 봐야 하는 거죠. 카카오는 숏폼 도입에 대해 학부모를 중심으로 문제가 제기되자, 뒤늦게 미성년자에 한해 숏폼 보호조치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오늘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된 ‘숏폼’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카카오가 이번 업데이트를 강행한 데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의 무서운 성장세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은 숏폼을 앞세워 성장한 대표적인 SNS입니다.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22년 20억 명에서 2025년 30억 명까지 증가했는데요. 그 사이, 전 세계 이용자들의 릴스 시청 시간은 10억 시간을 넘겼습니다. 릴스가 인스타그램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죠. 2018년 글로벌 진출을 시작한 틱톡의 올해 1분기 이용자 수는 16억 명에 달합니다. 카카오가 숏폼을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 무기로 내세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숏폼 콘텐츠, 이대로 방치해도 괜찮은 걸까요?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숏폼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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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데이비드 레비(David Levy) 교수는 숏폼의 중독성을 경고하는 ‘팝콘 브레인’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팝콘 브레인은 뇌가 숏폼이 주는 반복적인 고자극에 내성이 생겨서 점점 더 큰 자극을 요구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쉽게 말해, 숏폼에 중독된 뇌가 팝콘이 터지듯 더 큰 자극을 찾게 된다는 말입니다. 침대에 누워 몇 시간이고 숏폼을 보는 것을 대표적인 팝콘 브레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죠.
숏폼은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입니다.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2024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교원의 92%가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고 답했습니다.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원인에 대해서는 ‘스마트폰, 게임 등 디지털 매체 과다 사용’을 36.5%로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강력한 자극을 주는 숏폼에 익숙해진 청소년들이 긴 텍스트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숏폼의 공격은 성인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숏폼을 자주 보는 SNS 이용자 중에서 집중력 저하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과 숏폼이 등장한 이후 집중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한 화면에 집중하는 평균 시간이 2004년 2분 30초에서 2012년에는 75초로, 2020년에는 47초로 급감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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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다른 국가는 숏폼의 공격에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중국은 중국판 틱톡 ‘더우인(Douyin)’의 14세 미만 청소년 이용 시간을 하루 40분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22시부터 다음날 06시까지는 아예 접속이 제한됩니다. 미국 유타주도 중국처럼 18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22시 30분부터 06시 30분까지 금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18세 미만 청소년은 부모의 동의 없이는 SNS 계정을 만들지 못하도록 막고 있죠. 청소년의 SNS 이용을 원천 금지한 국가도 있는데요. 호주 의회는 작년 11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16세 미만 청소년은 올해 말부터 부모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틱톡, 인스타그램, X(엑스),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이용할 수 없게 됩니다.
일각에서는 정부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SNS 규제가 청소년의 숏폼 중독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주장입니다. 또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규제는 존재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이 외에도 정부가 SNS 이용 자체를 규제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숏폼 규제에 찬성하시나요? 개인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숏폼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시나요? 숏폼 주요 소비층인 20대 대학생,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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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최민지, “무한중독 쇼트폼… 무책임한 플랫폼”, 경향신문, 2025.10.3.
황순민, ““술·담배는 끊어도 이건 못 끊겠다” …뇌 썩는다는 경고까지 나온 숏폼 중독”, 매일경제, 2025.5.18.
진동영, ““숏폼만 봤더니 집중력 47초로 뚝”… 자극적 콘텐츠 탐닉 악순환”, 한국일보, 2024.10.25.
신영환·최혜선, 「숏폼 콘텐츠가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문헌연구」, 『한국홀리스틱융합교육학회』, 2025, 14: 1-9.
Demandsage, “How Many People Use TikTok”, How Many People Use TikTok (Active Users Stats 2025), 2025.10.1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 설문조사”, 2024.10.1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교총소식 >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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