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제철코어, 계절을 소비하다
편집위원 장진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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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계절마다 어떤 음식을 즐기시나요? 저는 계절마다 나오는 제철 음식을 보며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곤 합니다. 요즘 밤, 고구마, 무화과를 활용한 디저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을 보니 지금이 가을 한창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철인 지금 이 시기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는 만큼, 가을이 가기 전에 마음껏 즐기고 싶어집니다.
이처럼 그 계절에만 경험할 수 있는 맛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현상을 가리켜 ‘제철코어(Seasonal Core)’라고 부릅니다. 특정 트렌드나 스타일을 의미하는 '코어(Core)'에 '제철'이 합쳐진 신조어로, 제철 식재료나 계절 한정 활동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음식, 색, 패션, 공간, 전시, 축제 등 그 계절에 즐길 수 있는 모든 경험이 포함돼요. 단풍나무 밑에 앉아 독서하는 것, 가을빛을 보며 단풍길을 걷는 것, 친구와 무화과 케이크 한 조각을 나눠 먹는 것 모두 제철코어의 한 모습이랍니다. 사람들은 소비의 기준을 ‘계절감’에 두고, 제철 음식을 챙겨 먹고, 계절에 어울리는 색을 입으며, 계절의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움직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나만의 계절’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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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캐릿 인스타그램 / 캐릿 Z세대 자문단이 직접 선정한 가을 제철 코어 대표 키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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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저는 오늘 기업의 제철 상품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해요. 제철 식재료는 요식업과 식품 산업에서 하나의 흥행 보증 수표와도 같습니다. 실제로, 베이커리 카페 업계의 경우 제철 메뉴 출시 때 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이 10~15% 상승하는 효과를 내고 있어요. 요즘 제철코어 식품들의 특징은 지역 특산품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이에요. 가을 식재료를 활용한 시즌 음료나 디저트는 매년 등장하지만, 최근 들어 특정 지명이나 품종을 강조한 구체적인 상품이 유독 눈에 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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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메트로신문 / 롯데웰푸드에서 출시한 ‘고창 고구마’ 시리즈 12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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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롯데웰푸드’에서 ‘고창 고구마’를 활용한 간식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출시 2주 만에 완판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고, 이는 지난해 약 70억 원의 매출 올렸던 ‘부여 밤 시리즈’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매진된 사례예요. 이를 통해 계절감을 담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가 더욱 높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더벤티’는 경기도 이천시의 특산품인 ‘임금님표 이천쌀’을 활용한 가을 시즌 메뉴를, ‘할리스커피’는 ‘청도 홍시 듬뿍 스무디’, ‘문경 오미자 꿀배차’ 등 지역 이름과 특산물을 결합한 메뉴를 출시했답니다.
이렇게 지역 특산물 중심의 제철 상품들은 단순한 기업 이윤 창출을 넘어, 지역 농산물과 연계되어 지역 상생을 실현하는 마케팅이기에 사회적 가치까지 담고 있어요. 이처럼 브랜드들은 ‘지역성’과 ‘계절감’을 동시에 담아낸 제철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철코어’가 점점 더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의 심리와 맞닿아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깨달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은 사람들로 하여금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는 욕구를 강하게 느끼게 만들었어요. 또한, 최근 이상기후 현상으로 계절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작황 부진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철 식재료의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람들의 소비에 제한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불안정한 시대 속에서 사람들은 ‘언젠가 이 제철 음식을 더 이상 먹지 못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생각이 ‘지금, 여기의 계절’을 즐기려는 태도인 ‘제철코어’라는 소비문화까지 이어진 것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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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유튜브 채널 ‘디글 :Diggle’이 유튜브에 올린 ‘열 몇 봉지’밖에’요..? 영원히 서로를 이해 못하는 입짧은햇님과 유재석’ 영상 일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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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어떤 가을을 보내고 계신가요? 이상기후 때문인지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유독 가을이 더 짧고 춥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제 시험도 끝났으니, 이 가을이 완전히 가버리기 전에 여러분만의 제철코어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소중한 지금 이 순간의 계절을 나만의 계절로 마음껏 누리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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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제철코어 추천 리스트: 단풍 명소 🍁
- 국립고궁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으로 향하는 길목부터 단풍으로 물든 거리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가을의 정취 속에서 박물관을 한층 더 깊이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에요.
- 남이섬: 배를 타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가을이 시작됩니다. 섬 전체를 감싸는 황금빛 단풍 숲 사이로 걷다 보면, 곳곳에서 열리는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이 즐거움을 더해 줘요. 낭만적인 가을 하루를 보내기 더없이 좋은 섬이에요.
- 하늘공원 메타세콰이어길: 남이섬이 너무 멀다면 하늘공원 메타세콰이어길을 추천해 드려요. 이름처럼 하늘을 향해 드높이 솟은 단풍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잠시나마 모든 고민을 잊게 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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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신다솜, “이 계절 아니면 안돼! 누려라 ‘제철코어’”, 중소기업뉴스, 2025.10.27.
신원선, “식품업계, 밤·고구마 앞세운 '제철 코어' 트렌드 확산”, 메트로신문, 2025. 08. 31.
김계애, “[키워드이슈] 제철코어”, KBS뉴스, 2025.09.11.
전혜빈, “MZ가 꽂힌 제철코어”, 여성동아, 2025.10.28.
시사상식사전, “제철코어”,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864307&cid=43667&categoryId=43667, 참고일: 2025.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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