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가을의 끝을 올드 팝과 함께
편집위원 모혜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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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요즘 기온이 가을과 겨울 사이를 오가며 예측할 수 없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래도 낮에는 따뜻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고, 조금씩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있으면 왠지 감상적인 기분이 되곤 하죠. 이런 계절에 듣는 올드 팝은 가을의 모습을 더 생생하게 느껴지게 해 이 시기만 되면 유독 자주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올드 팝은 발표한 지 오래된 팝 뮤직으로, ‘세월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그때의 추억을 만드는 명곡’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시절의 감성과 멜로디가 담겨 있어, 들을 때마다 묘한 그리움과 위로를 전해주죠. 오늘은 그런 올드 팝 중에 몇 곡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노래 제목 앞에 있는 아이콘을 누르면 해당 노래를 들어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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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Reality - Richard Sanders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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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ity’는 80년대 국민 첫사랑이라고 불렸던 ‘소피 마르소’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영화, <라붐>의 주제곡입니다. 시끄러운 음악이 틀어져 있는 파티장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다가와 헤드셋을 씌워주는 순간, 이 노래가 흘러나와요. 이후 노래와 함께 두 사람이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이 이어지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곡이 더 로맨틱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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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s are my reality
the only kind of real fantasy
Illusions are a common thing
I try to live in dreams
It seems as if it's meant to be |
꿈이 나의 현실이죠
꿈만이 유일한 진짜 환상이에요
착각은 흔한 거지만
난 꿈속에서 살아가려 해요
이것이 마치 운명인 것처럼 보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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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렴의 ‘Dream~’이라는 첫 부분만 들어도 괜히 아련해지고, 어딘가에 묻혀 있던 첫사랑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듯합니다. 가사를 보면 사랑에 빠진 순간의 감정을 더 잘 느낄 수 있는데요. 노래 속 주인공은 그 사랑이 너무나 꿈만 같고, 계속 그 속에 머물고 싶어 합니다. 그러한 마음이 가사와 멜로디에 스며들어 있어, 듣는 우리도 그에 이끌려 언젠가의 추억과 설렘을 떠올리게 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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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Piano Man - Billy Jo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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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no Man’을 부르는 Billy Jo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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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Billy Joel이 LA의 한 바에서 피아노 연주자로 일하던 경험을 토대로 만든 노래로, 그의 무명 시절을 담은 자전적 곡이라고 할 수 있어요. It's nine o'clock on a Saturday(토요일 9시가 되었네요) / The regular crowd shuffles in(단골 손님들이 모여들고 있죠) 라며 자신이 겪었던 일상을 담담히 풀어내듯이 노래를 시작하고, 그러한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청자에게도 감동을 줍니다. 특히 지금처럼 조금 쌀쌀한 날씨와 잘 어울리는 하모니카 연주가 노래 중간에 삽입되어, 곡의 분위기를 한층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주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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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they're sharing a drink they call loneliness
But it's better than drinkin' alone
(중략)
'Cause he knows that it's me they've been comin' to see
To forget about life for a while |
그래요, 우리는 외로움이라고 불리는 술을 나눠 마시죠
하지만 혼자 마시는 것보단 낫잖아요
사람들이 저를 보려고 왔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잠시나마 (고달픈) 삶을 잊기 위해서 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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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과거를 추억하며 쓸쓸해하는 어르신, 이곳을 벗어나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 하는 친구 존, 항상 소설가를 꿈꾸는 부동산 중개업자 폴 등등. 그들은 이 바에서 각자의 외로움과 공허함을 술처럼 나누며, 잠시나마 삶의 고달픔을 잊고자 합니다. 이렇듯 가사 속 조엘은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피아노 연주로 그들을 위로하고 있는데요. 그러한 모습을 상상하며, 우리도 그곳에 같이 앉아 위로받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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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 How Deep Is Your Love - Bee Ge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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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 Gees는 독특한 삼부 성조의 합창으로 노래하는 형제 그룹이었는데요. 초기에는 잔잔하고 부드러운 하모니가 돋보이는 발라드로 사랑받았고, 1970년대부터 디스코 음악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디스코는 미국에서 나이트클럽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댄스음악 장르로,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가 흥행하면서 대중화되었죠. ‘How Deep Is Your Love’는 그 영화에 삽입되며 Bee Gees의 디스코 음악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이 곡은 겉으로 화려하거나 빠른 리듬의 음악은 아니지만 부드러운 분위기와 보컬, 드럼과 베이스의 조화를 듣고 있으면 자연스레 몸을 들썩이고, 흥얼거리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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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deep is your love?
I really mean to learn
'Cause we're living in a world of fools
Breakin’ us down
(중략)
You're the light in my deepest darkest hour
You're my saviour when I fall |
당신의 사랑은 얼마나 깊은가요?
정말 알고 싶어요
우리는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바보 같은 세상에 살고 있죠
당신은 내 가장 어두운 순간에 빛이 되고
내가 쓰러질 때 당신은 구원이 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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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deep is your love?’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당신의 사랑은 얼마나 깊은가요?’인데요. 그러나 이 질문은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를 묻는다기보다는 세상의 방해 속에도 유지되는 사랑인지, 진실된 사랑인지를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각자에게도 이러한 사랑이 있을까요?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하는 이 세상을 원망하고, 오로지 그와 나, 둘만 남아있길 원하는 그런 열정적인 사랑이요.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대상이 ‘꿈’인 것도 같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 세상의 현실이 막으려 하고, 그것이 이루어지게끔 가만히 두지 않기도 하죠. 그러나 꿈은 ‘가장 어두운 순간에 빛이 되’기도 하고, 쓰러지고 싶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해주는 ‘구원’이 되기도 합니다. 그 꿈에게 우리는 계속 질문하죠. 얼마나 진심인지, 얼마나 지속될지, 얼마나 깊이 원하는지.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빨리 발견할 수도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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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 Hero - Mariah Care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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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o’는 정말 많은 히트곡을 냈던 Mariah Carey가 직접 만든 곡으로, 원래는 동명의 영화 <히어로>(1992)의 OST로 쓰이려고 했어요. 그러나 이 노래를 듣고 대성공을 예감한 소속사 사장이자 그녀의 남편이 극구 반대하며 싱글 앨범 3집에 수록되었습니다. 지금은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거리에 울려 퍼지는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가장 유명한 곡으로 꼽히지만, 90년대에는 ‘Hero’가 그녀의 대표곡으로 잘 알려져 있어서 그 당시의 가수들과 아이돌들이 많이 리메이크해 불렀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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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s a hero if you look inside your heart
You don't have to be afraid of what you are
(중략)
It's a long road when you face the world alone
No one reaches out a hand for you to hold
You can find love if you search within yourself |
당신의 마음 안을 들여다보면 영웅이 있어요
당신이 무슨 존재이든 간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당신이 세상을 홀로 바라보는 건 머나먼 여정이 되죠
그 누구도 당신에게 손을 내밀지 않아요
그럴 때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랑을 찾을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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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분을 가져와야 할지 고민을 오래 했을 정도로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깊이 와닿았어요. 노래는 이 세상을 홀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 꿈을 포기하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내면을 보라고, 그러면 자신 안에 영웅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줍니다. 그리고 그 영웅은 계속해서 힘을 가지고 올 것이고, 우리는 비로소 슬픔을 뒤로 하고 날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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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올드 팝은 서정적인 분위기와 함께 직접적인 메시지와 보편적인 감정을 담아내며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세대를 넘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가을 햇살, 선선한 날씨와 잘 어울리는 올드 팝과 함께 이 계절의 끝 무렵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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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건대 」교지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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