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함께 살아남기 위하여: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리뷰
편집위원 김효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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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건빵레터 구독자 여러분! 어느덧 계절은 다시금 바뀌어 봄이 되었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주제는 서로 다른 존재들이 다름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남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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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인류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평서문.
영화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우주선에서 홀로 깨어난 한 남자의 시점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텅 빈 우주 속에서 점차 기억을 되살려 나갑니다. 그리고 곧 자신이 인류를 구하기 위한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유일한 수행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태양은 서서히 빛을 잃어가고, 지구의 생태계 역시 종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인류가 선택한 방법은 단 하나,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더라도 시도해보는 것. 말 그대로 ‘마지막 기도 (Hail Mary)’와도 같은 프로젝트였습니다.
작중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는 영웅보다는 인류를 구해야 한다는 책임을 떠맡은 인간에 가깝습니다. 그는 도망치고 싶어 했고, 두려워했으며, 스스로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없다고 느낍니다. 그렇기에 실제로 도망도 쳐보고 회피도 해보고, 끝내 살아남아 지구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려고 해요. 전형적인 영웅서사와는 대비되는 모습이죠. 목숨바쳐 기꺼이 세상을 구해내는 영웅 일대기가 아닌 너무나도 인간다운 사람의 이야기이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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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습니까? 질문.
이 영화의 전환점은 외계 존재와의 만남입니다. 우주라는 완전한 고립 속에서 등장하는 이 외계 생명체 로키는 위협이 아니라 또 하나의 생존자입니다.
주인공 그레이스와 외계인 로키는 처음에 서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하지 않아요. 로키의 언어 데이터를 수집해 대화를 나눠가고, 함께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연구하죠. 상대를 나의 기준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한 채 그 간극을 견디며 관계를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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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SF영화를 통해 외계 존재를 만나왔습니다. 영화 『E.T.』의 외계인이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자극하는 신비로운 존재로, 국내 영화 『지구를 지켜라』에서의 외계인은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존재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보여주는 외계인 로키는 조금 다른 존재인 것 같습니다. 로키는 신비로운 초능력자도 경외의 대상도, 해치워야 하는 적도 아닙니다. 우리처럼 도구를 사용하고, 공학적 사고를 하며, 무엇보다 자신의 종족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건 동료 과학자에 가까워요. 탄소 기반 생명체인 인간과 암모니아 기반 생명체인 외계인이 서로의 생존을 위해 연대하는 모습은 마치 국경이 다른 두 학자가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이렇듯 작중에서 외계 존재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과 신뢰의 대상으로 변화합니다. 완전히 다른 존재와도 함께 연대하여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경이롭지 않나요?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 역시 로키와 그레이스의 관계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외형 다른 성격, 다른 배경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서로에게 외계인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지요. 그렇지만 우리는 종종, 아니 꽤 자주 우리와 다른 삶을 사는 존재들을 배척하고 미워하곤 합니다. 나와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신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너무나 쉽게 타자의 머리 위에 '적'이라는 낙인을 찍어버립니다. 광활한 우주 속 로키와 그레이스는 서로를 받아들였지만, 정작 수십억 인구가 밀집해 사는 지구 위에서 우리는 각자의 섬에 갇힌 채 고립을 자처하곤 하죠.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를 로키와 그레이스처럼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의 다름을 고치려 하지 않고 인정하는 것, 서로를 지우는 것이 아닌 서로를 받아들이는 것. 그곳에서 비로소 진정한 연대가 시작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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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자. 평서문.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결국 그레이스가 내리는 선택입니다. 인류를 구해야 한다는 거대한 대의명분 때문에 우주로 떠밀려온 그레이스가 마지막 순간에 내리는 결정은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숭고합니다. 그는 단순히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 되기보다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로키를 지키는 길을 선택하죠. 로키가 목숨을 걸고 그레이스를 구했던 것처럼, 그레이스도 로키를 구하는 선택을 합니다. 가장 먼 우주 끝에서 만난 타자를 위해 자신의 생존 확률을 0으로 만드는 결단.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우주선이라는 좁은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안에서 피어난 우정은 전 우주보다도 거대하게 느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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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이름의 우주선에서 우리도 때로는 길을 잃고, 광활한 우주 속에 혼자 남겨진 듯 막막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빛이 사라진 밤하늘에서 별이 더 선명히 보이듯,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도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곁에 있는 존재와 나누는 따스한 온기일 것입니다. 혼자라면 마지막 기도에 불과했겠지만, 함께라면 새로운 시작이 됩니다.
이번 주말, 여러분의 소중한 연인,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이 영화를 보며 서로의 손을 맞잡아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의 봄날이 그 어느 때보다 따스하고 충만한 사랑으로 가득하기를 바라며 건빵레터는 더 흥미로운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안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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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건대 」교지편집위원회kukyogi1984@naver.com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120 건국대학교 제1학생회관 309호 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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