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조국의 산하여 용사를 잠재우소서
수습위원 이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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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조국의 산하여 용사를 잠재우소서 -조지훈, 현충의 노래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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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럽던 5월도 어느새 끝자락에 닿고, 새로운 6월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6월은 초여름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마음을 다시 떠올리는 달이기도 합니다. 다가오는 6월 6일 현충일을 맞아, 오늘은 건빵 레터 구독자 여러분과 그 의미를 함께 되새겨보고자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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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그리고 민주화운동 희생 영령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현충일. 그런데 왜 현충일은 많은 날 중 6월 6일에 제정된 것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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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4절기 중 하나인 ‘망종(芒種)’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망종은 보리를 수확하고 벼 모내기를 시작하는 시기로, 풍년을 기원하고 수확에 감사하는 뜻에서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어요. 농경사회에서 망종은 한 해의 결실을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이자, 가장 길한 날 중 하나로 여겨졌답니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정부는 한국전쟁 당시 사망한 전사자를 추모하고 기념하기 위해 1956년, 당시 망종이었던 6월 6일을 ‘현충 기념일’로 지정했다고 해요. 씨앗을 뿌리고 한 해의 결실을 준비하는 시기인 망종의 풍경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감사의 마음을 다시 심는 모습과 닮아있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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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충일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바로 호국영웅들입니다. ‘호국영웅(護國英雄)’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목숨을 바쳐 대한민국을 지켜낸 참전용사와 국가의 부름을 받고 전투에 나가 순국한 사람들을 의미해요. 국가보훈부에서는 매달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이달의 6·25 전쟁영웅’을 선정하고 있답니다. 올해 6월의 호국 영웅은 육군 김광수 대위와 밴 플리트 부자(父子)로 선정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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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육군 대위는 1953년 중위로 진급 후, 제9사단 선임 장교로 임명되어 강원도 김화지역 북진능선 방어 임무를 수행하였어요. 그 해 6월, 중공군은 정전협정 체결을 앞두고 군사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대규모 공세를 펼치게 됩니다. 중공군의 수적 열세로 진지가 적에게 점령되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김광수 대위의 지휘 아래 K고지를 다시 탈환하는 데 성공해요. 이후 1953년 6월, 적의 수류탄 공격으로 중상을 입고도 북진능선을 끝까지 사수하다 전사하였습니다. 이에 정부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계급 특진(당시 계급 중위)과 을지무공훈장을 수여하였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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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플리트 父子 (좌: 밴 플리트 미(美) 육군 대장, 우: 밴 플리트 2세 공군 대위) ⓒ국가보훈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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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위해 한국 땅을 찾은 또 다른 호국영웅 밴 플리트(James A. Van Fleet) 장군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했어요. 1951년, 사령관으로 임명되어 6·25전쟁에 참전하였고, ‘승산이 없으니 철수해야 한다’는 참모의 말에도 승리를 향한 의지를 보였죠. 특히 중공군의 공세를 막고 여러 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해 전선을 38도선 북쪽으로 북상시키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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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들 밴 플리트 2세(James A. Van Fleet Jr.) 대위도 6·25전쟁에 자원해 폭격기 조종사로 참전하였으나, 1952년 4월 4일 폭격 임무 중 실종되었어요. 아들의 실종 소식을 접한 이후에도 밴 플리트 장군은 사령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장군은 1951년 10월, 육군사관학교가 4년제로 다시 개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이후 1953년 사령관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돌아간 뒤 비영리 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를 설립해 한·미 동맹에 크게 기여했답니다. 이러한 업적으로 한·미 동맹 기여자에게 장군의 이름을 딴 ‘밴플리트상’이 오늘날까지 수여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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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영웅들의 이야기는 현충일이 단순한 휴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을 기억하는 날임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감사와 추모의 마음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매년 6월 6일, 오전 10시가 되면 1분간 묵념 사이렌이 울리고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조기(弔旗)를 게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특히나 헷갈리기 쉬운 조기 게양법. 이제부터 태극기를 게양하는 알맞은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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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처럼 애도의 뜻을 표하는 날에는 다른 국경일과는 다르게 조기를 게양해야 합니다. 바로, 태극기를 깃 면의 너비(세로)만큼 내려 다는 방식인데요. 만일 차량·보행자의 통행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거나, 깃대가 짧아 조기를 게양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바닥 등에 닿지 않도록 최대한 내려 게양합니다. 가정에서는 밖에서 바라봤을 때 대문의 중앙이나 왼쪽에 태극기를 게양하면 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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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지나간 시간을 잊고 살아가지만, 기억은 누군가를 오래도록 우리 곁에 머물게 합니다. 다가오는 6월 6일, 잠시 현충일의 의미를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요? 익숙해서 스쳐 지나가기 쉬운 하루 속에서, 오늘의 평범함을 지켜낸 이들을 기억해보는 시간 말이에요. 어쩌면 잠깐의 묵념이, 우리가 잊고 있던 마음을 다시 떠올리게 하지는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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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혼은 영원히 겨레 가슴에 임들은 불멸하는 민족혼의 상징 날이 갈수록 아아 그 충성 새로워라 -조지훈, 현충의 노래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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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행정안전부, “국가상징”, https://www.mois.go.kr/frt/a01/frtMain.do, 2026.05.30.이창현, “"당신의 희생을 기억합니다"...현충일 순국선열 추모”, 청년일보, 2023.06.06.정충신, “한미동맹 상징 밴 플리트 美 육군대장·폭격임무 중 실종 외아들 밴 플리트 2세 대위 父子, 6월의 6·25전쟁영웅”, 문화일보, 2026.05.31.국가보훈부, “이달의 전쟁영웅”, https://www.mpva.go.kr/mpva/index.do, 2026.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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